MUSICAL FRANKENSTEIN
2014. 5. 17. Sat. 늦은 7시 30분
충무아트홀
캐시팅: 류정한(빅터, 자크), 한지상 (앙리, 괴물), 서지영 (엘렌,에바), 안시하 (줄리아,까뜨린나), 이희정(슈테판, 페르난도), 신재희 (룽게, 이고르), etc.
이번 회차는 전석매진...(그래... 류막이잖아?)
같은 공연 두번 이상 안보기... 프로젝트를 언제나 날려주시는 작품들이 몇개 있다.
솔직히 여러번 보게 되면 느낌도 다르고 이해도도 빠르니 받아들이고 해석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달라진다는 것은 어느 장르를 막론하고 다 적용되는 것이 삶의 진리가 아닐까...그러니까 공부에서는 복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고.
그렇다...이 작품 구미가 많이 땡기고, 출연진도 내 취향이고, 극 스케일도 벗어날 수 없고...
그러나! 대극장인 우선 표 값이 만만치 않은 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마음의 갈등을 타협하는 절충점. 앞 자리를 포기하자. (원래는 앞열 덕후가 아니었는데... 딩...-_-;)
원래 난 높은 층을 선호했었다. 무대가 잘 보이고 전체적인 조화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자리.
그러나, (딩...을 만난 후) 앞으로 전진하면 배우가 너무 잘 보이고, 그가 연기하는 혼이 마구 나에게 전해지는 듯한 착각에 언제나 첫공은 앞자리를 되도록 선택하게 된다.
재관람부터는 전체적인 조감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는 뒤쪽 좌석의 비중이 높다.
전반적으로 조명한 프랑켄슈타인 작품은 뒤에서 보니 더 좋았다.
다리가 올라가는 scene이나 도망치도록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scene, 그리고 생명을 창조하는 곳인 연구소가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윗층 감상자들에게는 꽤 쏠쏠한 재미를 주었다.
류배우는 공연이 더 해갈 수록 목상태가 빵빵해지고, 괴물 한지상 배우는 박은태 배우의 괴물보다 호소력이 더 짙었다. (개인적으로는 청아한 목소리로 뚫는 은언니가 더 좋지만...) 왠지 너무 불쌍해... 뒷골목 할렘 (Harlem)가 쓰레기장에 버려진 느낌이 충만했다. 그래서 그의 복수는 빅터의 이성을 완전히 흔들만큼 강해 보였고, 너무나 사랑 받고 싶어하는 면이 강하게 부각되었다.
이건 목소리 자체에서 나오는 근본적인 바탕이 이 캐릭터를 이렇게 분석시키는 경향이 있다. 그의 목소리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Jesus Christ)'에서도 철저하게 애원하고 나의 군주로서 강한 면을 보여달라고 몸부림 치는 유다를 담아내었던 경험이 내 기억의 선입견을 자극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칼렛 핌퍼넬 (Scarlet Pimpernel)'의 핌피 역할과 '보니앤 클라이드 (Bonnie and Cyde)'에서의 클라이드는 너무 비슷한 캐릭터로 각인되었었다.
하지만, 괴물의 처절한 해석에는 꽤 근사한 매력 포인트로 다가왔다.
안시하 배우의 경우 3월 공연에서는 불안한(?) 고음으로 나를 조금 실망시켰지만, 역시 선택받은 이유가 있었고, 그녀의 까타리나는 인간으로서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캐릭터를 2%부족하게 나타낼수 있었다. 음.. 이중적으로 해석이 될 수 있는 말이지만, 그녀의 정신 상태가 조금 부족하게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원인을 바탕으로 고난에 의해 성숙된 혼이 아니라, 고난 자체가 seed가 되었기 때문에 제대로 열매 맺지 못한 인간상을 잘 나타냈다고 표현하고 싶다. 다만 줄리아일때도 그 안정된 저음(내가 좋아하는 )으로 부르니 뭔가 상처없이 자란 공주 느낌은 좀 절감되는 듯 했지만 넘버 소화는 3월 보다 훨씬 발전해 듣는 동안 즐거웠다.
그리고, 룽게 이고르 역할을 했던 신재희 배우는...처음에는 너무 가벼운 집사같고, 류빅터와는 조금 발란스가 안맞는 다고 생각되었는데 (이건 신배우보다는 류배우 책임인거?? 나이를 알아버린 죄? ㅠㅠ) 이고르와 자크가 만났을 때의 시너지는 대종배우의 이로그보다 더 사랑스러웠다. 자크의 애교를 이고르가 너무 자연스럽게 ("센스쟁이" 같이) 받아주고 극에 잘 녹아 완성도가 높았다. 아마, 대종배우는 좀더 노련미가 돋보여서 빅터를 오랫동안 보아온 룽게가 더 맞았고, 이고르의 경우 서로 신뢰로 형성 된 시간보다는 재미와 즉흥미가 더 강해서 신재희 배우의 연기가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특히, 이날은 류자크가 작정하고 애교타임을 마구 불사르셨기에...관객을 들었다 놓았다... 그대로 박제하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웠고,진심 피큐어로 만들어 소장하고 싶었다!! (모자를 벗고, 이고르가 모자도 바꿔 주고, 남자앙상블에게 애교 부리고, 머리를 여러번 날리며, 관객의 박수를 유도하고...-이거 완전 재미 들리셨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맛에 막공을 보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시간이었다.
또한 에바의 강렬한, 남자를 후리는 여장부의 모습은 서지영 배우의 카리스마에 덧입어 붉은 색 의상만큼 정열적으로 불탔고, 류자크와의 부부 사이에서 얼마나 에바가 자크를 애처럼 데리고 사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엘렌을 맡을 때에는 동생에 대한 한 없는 미안함과 그리움 그리고 사랑이 넘치는 자애로운 누나로 자신이 힘이 없어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저변의 인식으로 인해 동생을 함부로 호통치지도 못하고 동생을 말리지도 못하는 여린 누이의 모습을 잘 표현해 주었다.
마직막으로 우리 빅터, 프랑켄슈타인. 류빅터의 경우.. 첫공에서는 부담감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방황하는 빅터를 연기하셨다면, 막공의 빅터는 좀더 날카로워지고 더 이상 갈릴 수 없는 칼날처럼 차가웠으며, 신에 대한 어둠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또한 그의 터질듯한 성량으로 폭풍적인 Crazy한 빡침이 음이탈로 이어지지 않고, 안정인 고음으로 평정했다고나 할까? 음.. 좋아요!! 스릴미가 없으니 너무 좋아요!!! 사실 스릴미가 있을 때도 긴장하니까 더 좋았어요?! ㅎㅎ이건 너무 개인적인 감상이니까. ..
류빅터는 그야 말로 외로웠던 고고한 섬이었고, 소중한 것을 잃고 싶지 않아 오히려 겉을 더 차갑게 무장시킨 너무 여린 소년(?)이었다. 그는 자기 과거를 인정하지 못하고 (엄마의 죽음), 현재도 인정하지 못했고 (친구 앙리의 죽음), 다가올 미래 조차 (사랑하는 누나의 죽음)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가 강한 캐릭터로써 자신의 똑똑함으로 신과 대항하고 싶었던 성숙하지 못한 자아를 가지고 있었던 듯 하다.
그래도 그의 생명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 살고자 하고 외롭기 싫어 했던 그의 싸움...
북극에서 홀로 남겨졌다는 것이 피조물, 괴물의 진정한 복수라는 말을 들음과 동시에, 자신이 똘똘 감추었던 진심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인식하게 되고,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며..."앙리 미안해"라는 말로 그는 자신의 죄, 신에게 대항하고자 한 미숙한 자기 자아를 인정한듯 보였다..
외로우니까 사랑해... 너무 사랑하니까 외로워... 미안해... 지켜주지 못한 과거 현재 지킬 수 없는 미래...
안녕~ 2014 프랑켄슈타인!!
------여담---------
공연에 늦지않기 위해 대략 3시간의 왕복끝에 2분의 조우...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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