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ius Ceasar (by William Shakespeare)
2014. 6. 6. Fri. p.m.3
명동예술극장
캐스팅: 손종학 (줄리어스 시저), 윤상화 (브루터스), 박호산 (안토니), 정태화 (시인), 강진휘(카스카, 클라이터스), 박완규(카시어스), 김정환, 강학수, 문호진, 김송일, 민상오, 유영욱, 정준호, 박세기, 정연준, 손석태
우선...시대극.
고전은 잘 아는 사람 내지는 한번이라도 극본을 읽은 사람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줄리어스 시저를 탐독하지도 않았고, 프랑스 출장 이후, 정신줄 놓고 시달림으로 인해 이 극을 보는 내내 연출자와 연기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을 뿐이다.
즉, 나의 관람 상태는 비평도 칭찬도 할 수 없는. 내 역사상 이렇게 내 자신이 부끄러운 관람을 한적은 내 이름을 인식하고 난 이후 처음이었다.
16명의 사나이만 나오고, 음향효과도 거의 없고, 의상도 거의 갱들이 입을 만한 바바리의 등장.
이게 running time 2 시간 동안 내가 인식한 전부 였다...
연극 줄리어스 시저라는 제목에 부끄럽게 시저는 극 중 중반에 살해당해 거진 퇴장했고, 우리의 주인공 브루터스는 세익스피어의 현학적인 대사를 읊는데 급해 너무 단조롭다 못해 감정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버려 연기조차 기대가 되지 않았고...등장인물들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죽었던 시체가 살아서 움직이도 하고, 혁명군이 군중이 되기도 하고 군중이 아군이 되기도 하고 하는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않고 관람한다면 결국 나처럼 자신을 탓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연극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프로그램북을 사서 연출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왜 이런 극이 탄생되었는지 고민하려고 했다.
그러나...고민도 하기 전에 지쳐버리는 순환점의 고리에 서 있다...
한 마디로 브루터스(율라우스 카이사르)는 "Not that I loved Ceasar less, but that I loved Rome more" (나는 시저를 덜 사랑한게 아니라..로마를 더 사랑했다.)
시저는 "Et tu, Brute" (카이사르 너 마저...)
시저의 죽음을 정치적 화술로 군중을 선동한 안토니의 승리로 브루터스는 혁명을 주도 했지만 (그의 오만한 연설? 덕분에) 결국 그 혁명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혁명은 언제나 그 명분이 필요하고 지지하는 세력이 필요한데, 브루터스는 결국 그 명분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즉, 무지한 군중들의 심리를 잘 이용한 안토니의 격정적인 웅변술과 차가운 이성으로 자신을 정당화한 브루터스. 그들의 대결은 결국 군중의 마음을 교묘히 유혹해 외모도 잘 생기기도 한 안토니가 거머쥔다. (연출가의 의도였나? 유난히 작은 부르터스와 키가 큰 카시어스)
그리고 자신의 하인에게 자신의 죽음을 도움받는 브루터스. 마지막까지 자신이 죽인 시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그의 짙은 그림자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앞서 말했듯이, 이 세상은 명분만 있어서는 정치와 수완을 발휘할 수 없다. 또한 명분이 없고 열기만 있다고 모든 일이 풀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 추악하고 권력을 이용하려고 하는 자들의 성지이다...
나 또한 그 세속적인 명예를 위해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개혁하고 싶지만...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그렇게 무조건 적응하는 지도 모르다.
나는... 암암리에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여담.---------------------------------
아참.. 줄리어스 시저의 MBTI는 INTJ 과학자형에 가깝다고 한다..(동질감이 막 생긴다고 해야 하나...)
세익스피어는 시저가 미신을 잘 믿는 무능한 남자로 그리고 싶어했고, (안토니에게 자신의 부인을 스쳐지나가 달라고 하고, 부인의 꿈을 인용해 자신은 출근?을 할 수 없다고도 하며, 카시어스의 외모를 평가하는 점등...) 극이 끝날 때까지 시저의 존재를 부각 시키고 싶어했다고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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