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st Face 1895.
2013. 9. 28. Sat. 14시
차지연, 박영수, 김도빈, 김건혜, 손승원...
오랜만에 창작 나들이.
1880년대~를 바탕으로 고종의 왕비, 민비의 사진이 없다는 진실에 약간의 상상을 잘 섞어 만든 well-made 극.
궁중 사진사의 조수로 있던 휘와 왕비의 총애를 받았던 민영익의 대화로 시작되는 이 극은 명성왕후가 왜 사진을 찍기를 두려워 했는지, 그녀의 상황을 두가지 시각으로 좀더 객관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특히 핸드드로잉 기법이 가미된 영상미는 한국적이며 고전적인 color에 현대적인 기술이 가미된 근래에 본 극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연출이었다.
무대가 매우 깊어서 2층에 앉으니 오히려 VIEW 면에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명성왕후가 가진 개인적인 아픔. 끊임없이 소용돌이 치는 시대상. 그곳에서 가야할 방향을 알 수 없이 휘몰아 치는 그녀...
믿을 곳도 의지할 곳도 사랑할 곳도 없이 쓸쓸히 홀로 표류하는 그녀...
그래서 민심도 잃고 대의도 잃고 허울 뿐인 천명에 의지하는 그녀...
한 여인으로써 자식을 잃고 한 여인으로써 지아비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한 여인을써 집안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한서린 그녀는...
사진을 찍으면 그 혼또한 같이 박아버린다는 두려움에 결국 사진을 남기지 못한다...
당당한 조선의 국모로써 남고 싶었던 그녀.
만약 내가 그녀라면, 그녀와 같이 사진은 곧 지금의 나를 꼭 박아 놓는 것이라면..
난 어떤 사진을 어떤 정신을 남겨둘 수 있을까?...
당신은 어떤 왕으로 남고 싶습니까?
당신은 어떤 왕비로 기억되고자 하오?
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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