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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ultory remark

[뮤지컬_카르멘] 그런 여자!

Carmen

 

2013. 12. 14. Sat. 오후 3시

LG 아트센터

캐스팅: 차지연 (카르멘), 류정한 (호세), 임혜영 (카타리나), 에녹 (가르시야),..etc.

드디어 2013년의 막바지 기대 공연 카르멘을 보고 왔다. 체코에서 이미 초연을 거쳐 한국에서 처음 맞는 공연. 역시 프랑크 와일드 혼 작곡가가 맡은 음악인 만큼 친숙한 멜로디가 귀에 확 감기는 극이다.

프리뷰에서 너무 혹평이 난무해서 걱정도 많이 되고, 실망할까봐 전전긍긍했었다. 특히 호세역할은 내가 류배우님 차기작으로 적극 밀고 있어서 기다림도 길었고, 기대감도 거의 절정에 이르었기에... 시작하기도 전에 애정을 듬뿍 담았던 공연이기에.. 특히 마음이 쓰였다. (예대도 걸어 보고 산책도 해 보고, 거의 덕 교과서의 모든 실습을 카르멘 극에서 마스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에..)

하지만, 프리뷰를 거쳐 많이 다듬어진 극은, 애정배우 모음이다 보니 실망할 여유없이 장장 3시간이 훅~ 지나갔다.

서커스가 조금 포인트 없이 길어진 감이 없었지만, 불쇼 및 덤블링, 천정 줄에서 펼쳐지는 묘기는 마술의 기본들을 모두 보여주려는 욕심이 여지없이 들어났다. 체코버전 같이 맹수가 등장하는 대신에 비둘기, 구관조 및 곰탈을 쓴 사람이 등장해 재미를 북돋아주었다.

차지연 배우의 약간 낮은 톤의 한이 서린 목소리는 고혹적인 자태와 더불어 너무 매력적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원작과 다른 노선으로 유혹하지만 결국 호세에게 자신의 사랑을 받친 애절하고 약한 여자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또한 그녀는 이런 흥을 즐기고 다 발산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 마음도 시원하게 뻥 뚫어주는 해소처로 훌륭하게 역할을 소화하였다.

임혜영 배우의 카타리아 역은 가녈프고 아버지에게 순종만을 교육 받다가 변심한 약혼자에 의해 자시 스스로의 의지를 가진 여성을 잘 표현해 주었다. 그녀의 소프라노는 아직 때가 묻지 않는 사랑스러운 느낌을 마음껏 내보인 목소리였다.

에녹 가르시아, 기럭지도 바람직하고 나쁜 남자지만 댄디한 모습. 스핌에서의 나쁜 남자와도 또 다른 야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매력남이었다. 카르멘에게는 순?정 정복력이 너무 강했기에 세상의 모든 악을 짊어진, 카르멘의 노쇄적인 모습은 가르시야가 정말 칼 갈아서 만들어 놓은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호세. 원작에서 만큼 도덕적이고 바른 이미지의 사나이. 결국 치명적인 카르멘에게 굴복했지만, 그 것은 세상의 밝은 면이 아닌 어두운 면도 보고자 했던 그의 교과서적인 성격에 의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류정한 배우는 그런 맑은 사나이가 세상의 타락한 면을 보며 순수한 카나리아를 떠나 세상 물정을 모두 지내버린 카르멘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솔직히 노래는 별로 없어서 너무 아쉬웠고, 솔로곡도 2막에 하나. stop song도 아니고...1막에서 내가 기대했던 소리가 아니라 쓰릴~~한 느낌이 너무 강해서...걱정을 많이 했는데, 2막에서는 그런 걱정을 시원하게 지워주셔 감사했다.

다른 배우님들 한분 한분 다 언급하고 싶지만...그 열정이 연기에 모두 녹아 잘 보려주셨기에... 감사할 따름이다.

특히 앙상블들 너무 위험한 장면도 많고 부상의 위험이 다분해 보여서 걱정이 많이 되는데 내년 2월 공연이 끝날때 까지 무사히 함께했으면 좋겠다.

무대의 경우 요즘 트랜드는 회전무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무대장치에서 활용되는 것 같다.

전환에 좋은 역할과 시간 흐름에 꽤 좋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맞지만, 좀 어수선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카르시아의 칼 꽂는 신! 이건 정말 궁금하다!!! 

무대이야기는 베르테르를 보고와서 햄릿과 함께 비교해서 생각해 봐야겠다.